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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보스는 동기부여 강사다

wisung 2024. 7. 26. 22:03

"최종 보스는 동기부여 강사가 되어야만 한다."

 

최종 보스라 하였지만, 엄밀히는 마지막 보스라기보다는

유저들에 동기를 부여하는 중심 빌런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와우 불타는 성전 확장팩 당시를 보면

최종 보스인 킬제덴보다 일리단 스톰레이지가 사실상 그런 유형에 더 가깝다 볼 수 있다.

"너흰 아직 준비가 안 됐다"라는 대사 하나에 유저들은 불타올랐다.

 

최종 보스가 갖는 수많은 요소들이 있다.

카리스마, 악행이나 외적 혐오감, 웅장함, 절망감, 경외감 등.

혹은 타격감 같은 샌드백 역할에 치중한 경우도 있을 테고.

 

이들을 그저 당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 아닌

유저의 참여를 북돋을 동기부여라는 기능적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실질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만든 빌런이 아니라 팔기 위한 상품이니까.

 

결국 앞서 말한 요소들은 궁극적으로는 동기부여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엘든링을 보면 명확하다.

보스의 서사나 디자인 및 연출에 99%의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유저 캐릭터는 허름하지만, 보스의 카리스마만으로도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와우의 경우도 본질적으론 다르지 않다.

유저는 필멸자로 실질 이야기의 중심이 아닌 지켜보는 존재에 가깝고,

메인 스토리는 빌런과 영웅들의 이야기이다. 내가 왜소할수록 세계는 웅장해진다.

 

여기까지 안다면 이제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어떤 것이 성공한 디자인이고 어떤 것이 실패한 장치인지,

또 게임의 성패를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들 중 하나로 '최종 보스의 카리스마'를 거론하는 이유에 대하여도.